행복해 지기 위해 필요한 것. 

인생의 질문이다. 행복의 요소들을 갖추면 비로소 나는 행복해 진다라는 공식은 매우 옳은 것으로 받아들여 진다. 

한국어에서 '행복해 진다' 또는 '행복하게 된다'라는 표현을 보면 행복은 하나의 상태로 분류되는 것 같다. 그리고 '나'와 '행복'은 같은 게 아니게 들린다. 그래서 행복해지기 위한 행동들, 예를 들어 사랑하기, 원하는 물거을 갖기, 되고 싶은 누군가가 되기를 통해 나를 행복에 이르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렇게 믿기에 나는 저런 노력들을 하는 게 인생의 목표, 즉 행복해 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뻔한 이야기들을 굳이 쓰는 이유는 피아니스트로 알려진 임현정이라는 한 '인간'의 이야기를 들어서다. 그는 행복은 만약에 내가 무엇이 되면, 어떤 것에 성공한다면 되는 게 아니라 아무것도 없이도 되야 하는 거라고 말했다. 피아노를 연주하는 게 그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 같은데 그는 피아노가 없더라도 그냥 존재 자체로 행복해야 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렇게 행복한 인간으로써 피아노에 앞에 앉아 자신의 내적 행복을 가져오는게 그가 추구하는 방향이다. 

그의 말을 곱씹어 보고 드는 행복에 대해 생각했다. 행복은 내 안에 존재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외부의 요인이 반드시 필요한 게 아니라 내가 내 안에서 찾아야 하는 것이라는 새로운 관점을 알게 됐다. 

나 존재 자체로 행복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럼 왜 나는 행복하지 않지? 나를 불행하게 하는 모든 것들을 고통이라고 한다면 그 고통도 내 안에 있는 것 일까 아니면 밖에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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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와인을 한 번 맛보면 그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나는 곧이곧대로 믿는 걸 싫어한다. 그래서 허세와 과장이 섞인 이 말이 나에겐 못 마땅하게 들렸다. 이런 말을 할 처지가 못 되지만 호기심은 많은 나의 자기 보호 본능에 사실은 더 가깝다고 인정한다

나는 지금 크리스탈 잔의 2부 정도를 채운 그람스 10년 숙성 토니 포르투를 이미 다 마시고 난 다음 이 글을 적고 있다. 그러면서 이제는 나도 저 말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고 느꼈다. 누런 빛이 돌지 않는 포르투는 이제 내 눈과 코에 들어 오지 않을 걸 걱정한다. 오히려 10년 짜리가 이 정도면 20, 30년 동안 오크 통에서 화학작용을 하고 있는 액체는 도대체 무엇이 되었을까 궁금해 못 견딜 정도다

내가 포르투갈에 처음 왔을 때 포르투 와인의 존재 자체도 알 지 못했다. 미국인 친구는 나에게 포르투 와인이 레드 와인에 블렌디를 섞은 거 같다고 말했다. 그냥 기본 숙성된 포르투를 처음 맛 보았을 때 그 친구의 말이 정말 옳다고 생각했다. 꽤 달고 센 와인 정도로 밖에 표현할 수 없었다. 내가 경험해 본 와인 세계의 크기와 내 어휘력으로 그 이상의 묘사가 당시에는 딱히 없었다. 작년 춥고 습한 겨울 밤에 홀짝이는 용도로 싸구려 포르투 한 병을 집에 두고 마셨다. 그 이전에는 싸구려 그라빠였었다

그러다 지난 크리스마스 무렵, 큰 맘먹고 누가 좋다고 알려 준 콥케 10년 숙성을 면세점에서 사서 누군가에게 선물해 드린 적이 있다. 식사 초대를 받았었는데 후식으로 설탕에 절인 직접 기른 배 조각들 위에 그 포르투를 부어 함께 먹었다. 그때 비로소 처음 경험한 10년의 향은 정말 충격적이었다. 훌륭한 것들이 많음에도 내세우는 법이 없는 포르투갈 사람들처럼 이 적갈색 액체는 포근하고 여운이 긴 이전과 완전히 다른 것이 되었다. 루비처럼 검붉었던 와인은 오크 배럴 속에서10년의 화학작용을 겪고 나면 자신을 감싸고 있는 나무의 성질과 향까지 뽑아내 고치를 찢고 나온 기품있는 나비로 탈바꿈했다.

이 맛에 어울릴 만한 묘사를 생각하다 딱 이거다 싶은 게 있었다. 그건 한방탕이었다. 특별한 목욕탕에 있는 쑥과 감초 향이 섞인 거무스레한 그 한방탕의 내음이었다. 어쩐지 익숙하다 싶었다. 일종의 허브 또는 약초의 향이 삼킨 다음에 휘발되는 알콜과 함께 비강 안을 오랫동안 채운다. 숙성 기간이 짧은 포르투에서 느껴지는 강한 알콜향은 온데간데없고 오크와 포도 이 두 가지 식물이 만난 지 10년이 지나서 생긴 자식같은 향이 나온 것 같다.

잘 숙성된 포르투는 식사를 마친 다음 샷으로 마무리하는 디져트 와인처럼 즐기거나 위스키처럼 춥고 공허한 밤 또는 불안한 밤 마음을 감싸주고 싶을 때 마시면 좋다. 강한 향과 도수 때문에 식사용으로는 과하다. 음식 맛을 압도해 버릴 것이다. 병마게가 꼽았다 뺐다를 반복할 수 있도록 코르크와 플라스틱이 결합되어 만들어져서 한 병을 사면 몇 주 동안 두고 마실 수 있다. 보통 와인만큼 잔에 따르지 않고 훨씬 작은 전용 잔에 절반 이하로 따라서 마신다. 대략 샷 글라스로 두세 잔 정도의 양이다. 한편 같은 도수의 소주의 경우 한국에서는 한 사람이 한 번에 1-2병씩 마시는 걸 보면 한국인의 과음 습관이 아주 심하다고 느껴진다.         

 

1. 나의 멋진 미래를 계속 상상한다. 

  거창한 목표가 아닌 가까운 미래의 행복한 내 모습을 그리면서 현재의 인내와 절제가 가치 있다는 걸 잊지 않는다. 그렇게 스트레스를 낮추고 의지력을 기를 수 있길 바란다. 자제력이 떨어지거나 불안감이 찾아오면 눈을 감고 좋은 기억을 떠올리거나 멋진 미래를 상상해보자.

2. 감사함과 내가 얼마나 행복한지 잊지 않고 자부심을 갖는다.

자기 학대적인 언어로 자책을 하지 않는다. 내 처지를 비관하지 않고 자신을 고통 속에 빠트리지 않는다. 더 잘하기 위해 채찍질만 하지 말고 내가 하고 있는 일, 내가 바라는 것, 내가 선택한 것들에 대해 긍정적인 면을 본다. 내가 내 연인, 가족, 친구 그리고 사회를 이롭게 하는 일을 결국 하게 될 거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  

3. 겁부터 먹거나 패닉에 빠지지 않는다.

패닉이 습관이 되었다. 마음이 혼란스러울 땐 멈춘다. 가만히 기다려 보고 멍해지지 말고 곰곰히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다. 괴로운 생각이 들면 생각을 멈추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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